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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ladesh

Mahmuda


오늘 기관에 다녀와서 청소를 하고 낮잠을 자고 있을 때 였다.
전화가 울렸다. 안 받았는데 또 울렸다 ♪
Mahmuda 가 다짜고짜 " hello, tumi koi? (너 어디니?)"
"나 너네 집 갈게" 라고 해서 "언제?" 라고 물었더니, '지금' 이라고 했다.
원래 이 나라에선 전화 같은 건 하지 않고 오는데 내가 외국인이라 많이 신경썼나보다;;


                           [ from Mahmuda]

나는 빛의 속도로 아랫집에 내려가 계란을 꿔서 올라 와 멸치랑 양파를 넣고 육수를 끓였다. 아랫집에 가끔 민폐를 끼치는데 요번에도 한 알만 빌려 달라고 했는데 두 알을 빌려 주는 친절을 베풀어 줬다:)
(내가 생각해도 난 어디 데려다 놔도 굶어 죽진 않을 거 같다.)

마침 그래도 집에 사다 놓은 국수가 있어 잔치 국수를 만들고 한국에서 인스턴트로 가져온 미숫가루를 꺼냈다.
막 허둥지둥 만들고 있는데 벌써 집 앞이라고 전화가 왔다.

이 나라 여자들은 바깥 출입이 거의 없는데, 오랜만에 나오는 거라 그런지 입술에 립글로스까지 바르고 예쁘게 하고 일층에 와 있었다. 더구나 Mahmuda 의 올케는 나에게 주려고 빠이시를 만들어 그릇에 들고 왔다. 내가 정말 이 가족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 코코넛, 우유, 설탕, 쌀을 넣고 만든 빠이시. 식감은 죽과 같고 달고 씹히는 맛이 있어 Good!]

이 방 저 방 둘러 보고, 커튼은 어디서 샀는지, 세탁기는 얼만지, 컵은 어디서 샀는지 약 1시간간의 취조가 끝날 때,
난 드디어 국수를 완성 해 먹일 수 있었다.
원래는 위에 예쁘게 고명을 얹었었는데 내가 카메라를 찾는 사이 포크로 한 번 뒤집어 놓았다;; 

뭐가 들어 갔는지 자세히 물어보고 멸치, 양파, 파, 무, 간장 등 먹을 수 있는 게 들어간 걸 확인 한 후 포크를 들었다.
계란 고명을 보고 특히 감탄 했는데, 막상 먹을 때는 표정이 영 안 좋았다.


[ 방글라산 누들로 끓인 소면, 맛있다고는 말했지만  괴로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게 한 음식^-^]

계속 맛있다면서 안 좋은 표정을 짓길래 내가 " 에이~ 표정이 좋지 않은데?" 하고 짓궂게 놀렸더니
"맛있어, 근데 새로운 맛이어서 그래" 라고 귀엽게 변명했다.


               [ 바비(올케) 와 Mahmuda]

국수 먹기 싫어서 다시는 안 올까봐 집에 돌아갈 때 다시는 한국 국수 안 줄테니 또 오라고 했더니 엄청 웃으며 알겠다고 하고 갔다. 가면서 혼자 밥 먹기 힘들거나 잘 때 무서우면 언제든지 오라고 했다. 고마운 친구다.


[ 다 비운 소면 그릇과 친구들(기특해)]

덕분에 바비가 가져 온 빠이시로 아랫집 계란 빚도 갚고, 저녁도 잘 해결했다.

아~정말, 요즘 나 방글라 생활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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