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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情 의 나라이다. 말이 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이란게 어떤 건지 이 곳에 와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시골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감자 한 소쿠리, 계란 몇 알씩 받고 했단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늘 한국 가기 전 마지막 수업이었는데 한 학생이 집에서 파닥거리는 닭 두 마리를 손에 들고 수업에 왔다. 기관 직원들은 옥상에서 닭을 잡고, 벽돌을 올리고 나뭇잎을 땔감 삼아 닭똘까리를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들고, 학생들은 각자 물과 콜라를 사들고 왔다. 책상에 가만히 있기가 어색해 뭐라도 하려고 나가니 햇볕 아래 덥다며 굳이 사무실 선풍기 밑에 앉아 있으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오는 길 내내 그 영상들이 계속 스쳐 마음이 짠했다. 집으로 가는 계단을 한 층 올라왔더니 2층에서 주인아.. 더보기
Ideal school 방글라어 몇 마디 익혀 내려 온 Comilla 에서 1년 11개월 보름이 흘렀다. 유명 컬리지의 외국어 센터라는 말만 듣고 약간의 긴장을 늦춘 채 방문한 기관. 기관사람이 정말 좋다며 자부심 갖고 소개 해 구해 준 주먹만한 구멍이 세개나 있는 집. 비가 오면 창틀 사이로 비가 폭포수처럼 내려오고 각종 벌레에 물려 고생한 6개월. 지금 생각 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화내고, 속상해 하고, 불평하고, 걱정했었다. 무슬림 가족의 초대, 힌두 가족의 초대, 이웃집 아이의 생일 잔치, 기관 사람의 결혼식, 앞 집 집들이, 세평 우리 집 거실에서17명이 함께 한 비빔밥 파티, 학생 시골집 방문... 지난 2년은 늘 새로운 만남과 시작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별과 정리의 시간이 되었나보다. Ideal sch.. 더보기
방글라데시 리치 시즌 방글라데시는 지금 리쭈(리치)가 한창이다. [리어카의 리쭈 다발 (1묶음=100알에 250~300TK)] 한국에서는 냉동 리치도 좋다고 먹었었는데, 일단 금방 따온 리치를 먹고나면 한국에서 먹던 그 리치는 리치가 아니었구나 싶어진다. 요 6월이 지나면 리쭈가 다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은 손톱이 아프도록 폭풍흡입 중이다 :) 나는 늘 집 앞 노점상 단골 아저씨께 과일을 산다. [ 집 앞 단골 노점상 아저씨] 건망증이 심한 나는 자주 지갑을 안 가지고 가겟집을 가거나, 기관에서 지갑을 놓고 릭샤만 덜렁 타고 집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마다 아저씨가 돈을 빌려준다. 처음에는 내가 이런 상황이라 설명하고 빌렸는데 몇 번 이런 일이 있다보니 다가가서 얼마 빌려달라고 하면 이유도 안 묻고 빌려준다. 이정도면 신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