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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Nepal에서 하니 오다.


지난 17일 nepal 에서 하니가 왔다.
워낙 바쁜 아이라 와야 오나보다 하고 있던 중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단 메일을 보낸 일주일 후 정말로 이곳에 왔다.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나 이하니는 작은 배낭 하나 달랑 매고 공항을 나왔다. 짐도 없고 적응 못할 걱정도 없는 터라 로컬 CNG에 태우고 버스에 태워 꾸밀라로 데리고 왔다.

이녀석 휴게소에서 쌀뻥튀기를 양념에 버무린 '잘무리'를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사먹었더니 나만 배가 아프고 이하니는 화장실 한번을 안가는 엄청난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우선 기관에 데려가 기관 구경도 시키고, 밥도 얻어먹었다. 역시 네팔 5년 차라 손으로 똘까리를 너무 잘 먹어주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 네팔어와 벵골어가 비슷한 것이 꽤 있어 이하니가  많은 걸 알아듣고 대답하고 있었다. 
잘 먹고, 잘 웃고, 눈치코치가 제법인 걸 보니 이하니 역시 어디 내놔도 굶어 죽지 않겠다 싶었다.

[하니& 누룰바이]

학생들도 너무도 반가워하고 좋아해서 내친김에 쉬는 날 애들을 집에 불러 비빔밥도 해 먹었다. 말이 열다섯 명이지 이하니 없었음 정말 어디 나가서 볶음밥이라도 사다 먹일 뻔 했다. 이하니가 있어 성공적으로 젓가락 수업도 완료!


[역시 비빔밥은 양푼에 :) 지금은 우리집 거실에서 젓가락질 수업 중]

집에만 있어도 된다곤 했으나 그래도 '외국'에서 손님이 왔는데 이럴 순 없다 싶어서 며칠 여행을 좀 가볼까하며 지도를 봤는데 네팔에는 없는 바다가 좋겠다 싶어 콕스바잘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하니가 워낙 마른 터라 해산물을 좀 많이 먹여야 되겠단 욕심에 돈을 다발(ㅋ)로 들고 치타공에 거쳐 콕스바잘로 갔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변이 있는 콕스바잘, 여기는 이나니비치]

서른에 십년지기 친구와 벵골만의 바다를 마주하게 되니 감회가 남달랐다. 누가 들음 웃겠지만 고대동문회 삼성임직원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방글라데시에 있건 네팔에 있건 마음 맞는 사람이 있고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콕스바잘 해변에서 눈에도 큰 만족을 주었고, 오랜만에 호텔에서 더운물 샤워로 몸도 풀고,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걱정해야 할만큼의 새우를 흡입에 심지어 근처 단원의 집에가서 갈치조림까지 얻어먹고 오는 쾌거 또한 이뤄냈다. 뭘 해도 안 좋았겠냐만은 무엇하나 나쁜 게 없는 시간이었다 :)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눈치보이거나 신경쓰일 것 없던 순도100% 의 자유가 있던 여행.

이 날 바다의 모습과 하니의 웃는 얼굴이 두고두고 기억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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