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l school
방글라어 몇 마디 익혀 내려 온 Comilla 에서 1년 11개월 보름이 흘렀다.
유명 컬리지의 외국어 센터라는 말만 듣고 약간의 긴장을 늦춘 채 방문한 기관.
기관사람이 정말 좋다며 자부심 갖고 소개 해 구해 준 주먹만한 구멍이 세개나 있는 집.
비가 오면 창틀 사이로 비가 폭포수처럼 내려오고 각종 벌레에 물려 고생한 6개월.
지금 생각 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화내고, 속상해 하고, 불평하고, 걱정했었다.
무슬림 가족의 초대, 힌두 가족의 초대, 이웃집 아이의 생일 잔치, 기관 사람의 결혼식, 앞 집 집들이, 세평 우리 집 거실에서17명이 함께 한 비빔밥 파티, 학생 시골집 방문...
지난 2년은 늘 새로운 만남과 시작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별과 정리의 시간이 되었나보다. Ideal school 꼬꼬마들과 BYE BYE~
늘 컬리지에서 수업만 하다가 혜윤이가 Comilla로 오면서 시작한 시골 초등학교 방문을 이번 주로 끝냈다.
전기도 없이 흙바닥에 대강 두른 철판 안에서 공부하던 꼬꼬마들은 처음에 종이와 크레파스를 쥐어줘도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한 주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니 색칠도 잘하고 곧 잘 웃기도 했었는데 짧은 만남이 끝이 났다.
[ 교실에서 색칠공부]
"이제 다음 주부터는 선생님 안 와요, 선생님이 뭐라고 했지요?" 하는 말에
아이들은 " 다음 주부터는 안 와요" 천진난만하게 대답한다.
나와 혜윤이는 우리만 아쉬웠던 것 같아 서운했지만, 울거나 매달리지 않아 우리도 웃으며 나올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가방을 물려 받고 또 물려 받아 지퍼가 망가져서 모두의 가방이 하늘로 입을 벌리고 있고,
어린 학생들 반은 의자에 앉으면 책상과 멀어 모두 까치발을 서서 공부하고 있지만 늘 밝은 아이들.
도움을 주려고 갔다가 늘 더 많이 배우고 온다.
[꼬꼬마들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