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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ladesh/journey

알랑가 모를랑가 랑가마티 2

지난 이야기 : 릴리, 닐라, 루마와 알로는 다카에서 버스를 타고 소수민족 마을인 랑가마티에 도착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랑가마티 유명사찰인 Rajban bihal 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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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나와 CNG 를 잡기 위해 숙소 밖으로 나왔다. 이 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다시피 언덕과 산이 많아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릭샤가 없기 때문에 모든 이동은 CNG 로 해야 한다. CNG 기사들은 우리를 보고 당당하게 200TK를 불렀다.
비록 초행길이라 거리는 알 수 없었지만 수도에서도 이정도 가격이면 꽤 먼거리를 가기 때문에 지방인 걸 가만해 우리는 100TK로 흥정하려했는데 우리가 외국인이라 그런지 배짱으로 다들 안 된다고 했다.

일주일이나 열흘 다녀가는 배낭여행객이면 모를까 알면서 당하기 싫어 우리는 약간 멀지만 언덕길을 걸어서 내려갔다. 아마 우리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단원이 이 상황이라면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좀 내려가다보니 덥기도 하고 멀기도 해서 약간 후회를 했지만 조금 후에 다른 CNG 가 와서 잡아 타고 공정가격^^ 에 사찰로 향했다.




[ 우리를 닮은 짜끄마 기사 아저씨 & Rajban bihal 가는 길]

도착해 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표지판이 있어 읽어보니 모자와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올라오란 말이 있었다. 땅바닥이 너무 뜨거워 발을 데이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시키는대로 맨발로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내가 맨발인 게 억울할 정도로 원숭이와 개들이 더럽게(!) 돌아치고 있었다. 처음엔 더러워서 좀 꺼려졌지만 늘 그렇듯 적응하고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다.

[ 사찰 외관]

미얀마를 가보진 않았지만 왠지 미얀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찰은 최근에 보수 수리를 잘 한 듯 너무도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었다. Rajban bihal 안에는 열명 남짓한 사람들이 시주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처럼 음식을 놓는 것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꽃과 쌀을 놓고 초를 태웠다. 그리고 한가지 더 신기했던 것은 큰 불당겸 강당에서는 더위를 식히려는 듯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앉거나 누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였음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 사찰의 내부 모습 ]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중 스님이 나와 우리에게 방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우리를 보고 부디스트가 있냐고 물어보셨고, 크리스챤인 릴리와 루마를 뺀 종교가 없는 나와 닐라가 눈치를 보다가 적당히 부디스트라고 말했다^^ (역시 한국에는 부디스트가 많아라는 말과 함께 약간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덕분에 우리는 스님방에서 여러 사진도 구경했고, 우리나라의 부처님상과는 약간 다른 부처님 상이 있는 목걸이 팬던트를 하나씩 선물 받았다.



[ 스님 방문 앞 & 스님 방안 ]

그리고는 저 밖을 가리키며 또 보여줄 것이 있다고 하셨다. 설명하시기를 무슨 층별로 올라 갈 수록 하늘의 단계를 나타낸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극락을 표현한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잘 못 알아들었기 때문에 심한 추측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것이 아닌 그 건축물로 가서 스님이 잠겨진 자물쇠를 직접  따고 우리를 안내 해 주셨다.  그 높은 곳에서 보니 호수와 우리가 왔던 길등 랑가마티가 한 눈에 보였다. 스님이 손짓으로 그 방향에 뭐가 있는지 간간히 설명해 주셨다.

[안내 해 주시는 스님 & 사찰 내 비공개 건축물 ]

설명을 다 듣고 우리는 너무 감사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씩 드리고 밥을 먹으러 나섰다. 스님이 추천해준 짜끄마들이 잘 간다는 샤바랑이라는 음식점엘 갔었지만 그 곳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가장 근처에 있는 태국음식을 한다는 음식점엘 갔다. 말은 태국음식점이었지만 우리가 짜장면(난 자장면이 싫다)을 중국음식이라고 하듯 여기도 그냥 방글라식 태국이나 중국음식을 하는 방글라 음식점이었다.

우리는 볶음밥과 닭고기 등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예쁜 그릇에 너무도 깨끗하게 나왔다. 우리가 그 음식들을 폭풍흡입 하는 동안 옆 테이블의 회식팀들이 후식으로 씹는 나뭇닢 같은 걸 우리에게도 사주고 갔다. 평소에 많이 보기는 하지만 직접 사서 씹어 볼 기회가 없던 나는 안에 있는 무슨 열매 껍데기 같은 거를 싸서 시킨대로 씹었는데 달면서도 약간의 박하향 같은게 났다. 담배는 아니었나보다 ^^

 


 [ 볶음밥 & 칠리 치킨 & 신난 알로 ]

원래 랑가마티는 캅타이kaptai 라는 큰 호수에 둘러쌓인 지역이라 배로 랑가마티 주변을 도는 일정을 꼭 넣어야 하지만 점심을 먹고나니 시간이 약간 늦어져 그 일정은 다음날로 미루기로 했다.
무얼 하며 오후를 보낼까 얘기하다가 여행을 왔으면 그 지역에서 쇼핑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 랑가마티 스타일의 쇼핑거리를 찾아 나섰다. 길거리에 랑가마티 전통 문양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다니다 보면 그런 옷을 파는 가게들이 띄엄띄엄 있다. 나랑 닐라는 랑가마티 스타일의 뽀뚜아를 하나씩 사고 릴리와 루마는 랑가마티 직물 지갑을 샀다.
(역시 여자 넷이 하는 여행에선 쇼핑과 맛집이 필수!!)

 


[옷가게 외관 & 쇼핑의 결과물 (왼쪽 닐라, 오른쪽 알로)]

 우린 이 날을 위해 다카에서부터 무겁게 맥주를 각자 2캔씩 사왔다. 얼른 씻고 밤에 맥주도 한 잔 하고 즐길 생각에 들떠 나와 닐라가 씼는 동안 릴리와 루마가 씻지도 않고 8시부터 잠이 들었다.(너무해!!) 나와 닐라는 둘이서 괜한 벌레들만 잡으며 두 사람이 깨기를 기다리다가 새벽이 됐고 결국 나와 닐라도 그 뒹굴거리던 침대에서 고대로 자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캅타이 호수 유람기는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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