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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ladesh

Comilla OJT # 2 (삼시 세끼)


못 먹는 거 없고, 시도 때도 없이 잘 먹는다고 자부하던 나였건만.
ojt 5일 째에 채식주의자 선언과 더불어 소화불량이라는 거짓말을  해야만 했다.

우선 아침은 나스따라고 하는데 아침에 간단히 루띠(빵)나 밧(밥)을 해서 먹는다.
물론 아침에도 똘까리(카레)는 기본이다. 여기까진 워밍업!!


 [루띠와 계란]

그 다음 점심을 2시 반에서 3시, 저녁을 10시에서 11시에 먹는데 그럼 그 사이는 배가 고파서 어떻게 지낼까.
11시 쯤과 7시 쯤에 거의 세끼와 맞먹는 나스따(여기선 아침이 아닌 간식)를 먹는데, 각종 튀김류와 미시띠(단 음식) 짜(차)를 마신다.

이 사람들 먹는대로 며칠 먹어줬더니 밤에 배가 불러서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이 왔다. 생각 끝에 나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생선과 야채만 먹었어요."
그 날 이후 너무도 고맙게 나를 위해 101 가지 맛있는 나물 요리를 해 주었다.
맛도 좋고 소화도 잘 되고 :)


[베군(가지), 랄샥, 찡그리 마츠(새우), 라우(박),오이와 토마토]

[방글라데시 사람은 오른'손'으로 밥을 먹는다]

그 날 이후,
온 가족이 나를 둘러싸고 물었다.
"6시에 밥을 먹고 잘 때까지 안 먹으면 밤엔 배고파서 어떡하니"
"이모 이리 와봐요, 얘는 나스따 6시에 먹고 저녁밥을 안 먹는대요"

내가 저녁을  안 먹는게 아니라 6시에 우리는 저녁을 먹는거라고 아무리 말해도 11시엔 어김없이 내 밥상이 차려져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먹자마자 바로 누워 잠을 자지만,
난 배가 불러서 언제나 1시까지 음악을 들으면서 랜턴으로 모기장 밖의 바퀴벌레와 도마뱀을 구경하고 자야했다.


[끼추리(노란 밥) 와 일리시마츠(준치)]

방글라에서 일리시마츠(준치)는 비싼 편인데,
요즘이 제 철이기도 하고 내가 육고기를 안 먹겠다고 해서 늘 볶아주고 튀겨주고 구어서 식탁에 올라왔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하루 5끼를 챙겨주느라 고생한 마하무다에게
마하무다 메뉴에 질릴까 반찬을 해다 날라준 암무(엄마) 와 바비(며느리),
세끼 말고 언제나 나스따를 챙겨준 나누(할머니)네 가족들_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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