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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네 번째 정전 방글라데시에는 여섯개의 계절이 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건기와 우기 혹은 더울 때와 추울 때가 있는 것 같다고 하자 방갈리들은 웃으며 아니라고 한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우기가 빨리 왔다. 요 며칠 하루에 두세번씩 비가 오는데, 비가 오면 이제 요령이 생겨 창틀엔 수건을 갖다 놓고, 모든 전기 스위치를 무의식적으로 끈다. 하도 비가 오니까 한국에서 비오기 전에 있던 신경통(?)도 자동 없어졌다. 여름이면 손목에 늘 붙어있던 파스와도 작별을 한 지 2년 째다. 비가 오면 비와 함께 정전이 되는데(아직도 궁금한 것은 번개가 치기 바로 직전 혹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동시에 정전이 되는데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것일까 누가 끄는 것일까),작년 여름 한국에서 큰 정전으로 난리가 났던 것과 대조적으로 여긴 일상.. 더보기
Nepal에서 하니 오다. 지난 17일 nepal 에서 하니가 왔다. 워낙 바쁜 아이라 와야 오나보다 하고 있던 중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단 메일을 보낸 일주일 후 정말로 이곳에 왔다. 그럴 줄 알았지만 역시나 이하니는 작은 배낭 하나 달랑 매고 공항을 나왔다. 짐도 없고 적응 못할 걱정도 없는 터라 로컬 CNG에 태우고 버스에 태워 꾸밀라로 데리고 왔다. 이녀석 휴게소에서 쌀뻥튀기를 양념에 버무린 '잘무리'를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사먹었더니 나만 배가 아프고 이하니는 화장실 한번을 안가는 엄청난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우선 기관에 데려가 기관 구경도 시키고, 밥도 얻어먹었다. 역시 네팔 5년 차라 손으로 똘까리를 너무 잘 먹어주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 네팔어와 벵골어가 비슷한 것이 꽤 있어 이하니가 많은 걸 알아듣고 대답하고 .. 더보기
빨래에 집착을 버린 날 한국에서는 그냥 비가 오는 게 좋았다. 방글라데시에 와서 약간 세부 수정된 사항이 있다면, 바람 없이 내리는 비가 좋다. 비바람이 치면 방으로 물이 쏟아지니까 :) 환풍구에서 주방으로 폭포처럼 물이 새니까 :) 그건 그렇고, 빨래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한 마디로 나는 아주 빨래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중국에 있을 때도 외국친구들이 넌 빨래하러 왔냐고 할 만큼 난 깨끗하고 뽀송뽀송한 옷에 집착한다. 신발도 마찬가진데 한국에서 나는 최근 5년 동안 운동화는 늘 운동화 빨래방에 맡겼었다. 신발 빨래가 아주 귀찮거니와 나름 아이스크림 한 번 안 먹는 값으로 시각적으로도 깨끗하고 향균처리도 했다고 하고 더구나 뽀송뽀송한 신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방글라데시 오기전에 오리엔테이션에서 선배단원이 방글라는 습기.. 더보기
보다 나는 학생 때 칠판 글씨를 보기 위해서 안경을 썼고, 과학 시간엔 그 보다 더 작은 물체를 보느라 현미경을 사용했다. 전망대에서는 500원짜리 동전으로 강 건너 북한 땅의 볼 수 있었고, 천문대에선 별도 보았다. 같은 도구로 다른 효과가 날 때도 있는데 상향등은 내 시야를 확보해 주지만, 상대 운전자에겐 방해가 된다 (물론,이동식 속도측정기를 반대편 차선에 알려줄 땐 빼고). 또한 실눈을 뜬다고 실만큼만 보이는 것은 아니며, 한 쪽 눈만 뜬다고 반만 보이진 않는다. 보는 것으로 진실을 알고, 실재를 증명할 때도 있지만 보고자 하는 호기심과 미련은 결국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롯의 아내를 소금기둥이 되게도한다. 때로는 눈 앞에 벌어지는 게 다가 아닐 때도 있고, 눈을 감아야 바로 보일 때도 있다. 문제는 .. 더보기
물음표 갖기 방글라에 온지 7개월 하고 일주일. 오늘은 비가 두 차례 왔다. [유경이 카메라가 내 방 창문에서] 처음 3개월은 먹고 사는 데 적응하느라, 그 다음 3개월은 첫 학생들과 수업하느라 생각 할 틈이 없었다. 요즘 내가 여기서 무얼하고 있으며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솔직히 봉사단원 한국어 분야로 나와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를 전파하는 일은 한국에 대한 봉사이지 방글라데시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업 중간 중간에 한국에 대한 잘못 된 환상을 바로잡고, 학생들이 한국에 노동자로 갔을 때의 고충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려주는 게 내가 방글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 여기고 그렇게 활동했다. 물론 내가 나고 자란 한국은 좋은 나라이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