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記

물음표 갖기

방글라에 온지 7개월 하고 일주일. 오늘은 비가 두 차례 왔다.


             [유경이 카메라가 내 방 창문에서]
 

처음 3개월은 먹고 사는 데 적응하느라, 그 다음 3개월은 첫 학생들과 수업하느라 생각 할 틈이 없었다.
요즘 내가 여기서 무얼하고 있으며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솔직히 봉사단원 한국어 분야로 나와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를 전파하는 일은 한국에 대한 봉사이지 방글라데시에 대한 봉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업 중간 중간에 한국에 대한 잘못 된 환상을 바로잡고, 학생들이 한국에 노동자로 갔을 때의 고충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려주는 게 내가 방글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 여기고 그렇게 활동했다.

물론 내가 나고 자란 한국은 좋은 나라이지만,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을 볼 때 마냥 좋다고는 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를 전파하고자 파견한 단원이 이래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 하나,
내가 대단히 부지런하고, 성실한 타입은 아니지만 '밥 값은 하자' 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산다.
지금 내가 해외봉사단원으로 나와 과연 밥 값을 하고 있을까. 해외단원은 맞는데 봉사에 대한 부분에선 자신이 없어진다.

스스로에게 밥 값 할 기회도 줄 겸, 봉사란 의미도 찾을 겸해서 co-worker 에게 외각지역의 초등학교나 고아원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내가 거기서 뭘 할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봉사를 잘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밥 값 하고 싶고, 내가 생각하는 봉사의 개념 때문에 괜한 일에 손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봉사란 무엇일까?

'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래에 집착을 버린 날  (13) 2011.06.15
보다  (10) 2011.06.06
방글라 6개월 :D  (23) 2011.03.25
2011년을 시작하는 짧은 글  (13) 2011.01.03
Christmas Home Party  (14) 2010.12.26